▲ 서로 발언권을 요구하다가 결국 승강이가 벌어진다. 말다툼은 삿대질로 자라더니 금세 몸싸움으로 변했다. 양복과 넥타이는 멱살잡이에 안성맞춤 의복이다. 사진은 2010년 95회 총회의 한 장면.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한 총대가 발언권을 달라고 손을 든다. 총회장은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의장! 의장!" 하며 소리 지르다가, 더는 못 참겠는지 단상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다른 총대가 들고 있던 마이크를 빼앗으려 하다가 승강이가 벌어진다. 말다툼은 삿대질로 자라더니 금세 몸싸움으로 변했다. 양복과 넥타이는 멱살잡이에 안성맞춤 의복이다.

총회 때마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교단총회공동대책위(교단총회공대위·공동대표 방인성·전재중·정은숙·최호윤)는 이런 모습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한다. 교단총회공대위가 2004년부터 총회를 참관하고 제안 사항과 시정 요구 등 피드백을 하면서 총대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 멱살 잡을 거 한 번 잡고, 세 번 소리 지를 거 한 번만 지르는 셈이다. 과열된 총회 현장에서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도 하고 있고, 참관단도 있으니 자제하자"는 발언을 하는 총대를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인하무인으로 행동하는 통에 이런 소리는 묻히기 십상이다. 그래서 공대위 활동이 더욱 필요한 셈이다.

이번 예장합동 97회 총회에서 교단총회공대위가 유심히 살피기로 한 것은 민주적 운영, 목회자 납세, 여성 안수 등 세 가지다. 민주적 운영은 공대위가 출범하면서부터 주요하게 관심을 가졌던 사안이다. 총대들의 발언 및 경청 태도, 의장의 편향적 회의 진행 등을 집중 감시할 예정이다.

목회자 납세는 지난 3월 "종교인 과세를 언제까지 미룰 수 없다. 가을에 발표할 세제 개편안에 종교인 과세를 포함할지 검토 중이다"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 이후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되어 버렸다. 남수원·성남·서대전노회는 '목회자 세금 납부 연구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총회에 헌의했다. 교단총회공대위는 헌의안 처리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총대들에게 <목회자 소득세 신고 어렵지 않아요> 안내 소책자를 배포하고, 세무 상담을 진행한다.

벌써 8년이 넘도록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는 "여성 목사 안수를 허락해 달라"고 요구하는 유인물을 총회 현장에서 배포하고 있다. 2003년 11월, 고 임태득 총회장이 총신대와 신대원 채플에서 "여자들이 기저귀를 차고 강단에 올라가서는 안 된다"는 소위 기저귀 발언을 한 후 단 한 해도 쉬지 않았다. 작년 96회 총회에서 여성 안수에 대한 헌의가 올라왔지만 부결됐다. 단 '여선교사의 성례 및 세례 시행'은 허락하도록 결의했다. 올해에는 남울산노회가 "여군목과 여선교사에게 목사 안수를 허락해 달라"고 헌의했다.

교단총회공대위는 이밖에도 GMS 미주사무소 구입 건 처리 문제, 비법인찬송가공회와 예장출판사가 펴낼 예정인 새 찬송가에 대한 논의 과정 등 예장합동의 주요 이슈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심산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윤은주 팀장은 "참관이 총회 의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점차적으로 총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교단총회공대위 정은숙 공동대표는 "총대들이 갈수록 참관단을 의식하는 것 같다. 올해 총회는 조금 더 건강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명구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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