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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현실 보며 밥이 넘어가느냐"
교갱협 수련회 둘째 날 저녁 집회…이찬수, 거룩한 분노가 없는 목사들 질타
  • 이명구 (ghmg@martus.or.kr)
  • 승인 2012.08.23 11:44

"눈만 뜨면 하나님의 이름이 조롱당하는 상황에서 목회자들이 밥이 넘어가느냐. 잡담할 생각이 나느냐."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교갱협·김경원 대표회장) 제17차 영성 수련회 둘째 날 저녁 집회 설교자로 나선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는 선후배 목회자들을 다그쳤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시궁창에 처박혀 있는 현실을 보면서도 골리앗 앞에 선 다윗처럼 거룩한 분노가 생기지 않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 이찬수 목사는 한국교회가 시궁창에 처박혀 있는 현실을 보면서도 골리앗 앞에 선 다윗처럼 거룩한 분노가 생기지 않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마르투스 구권효

'갱신'을 바라며 모인 800여 명의 목회자들에게 이찬수 목사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그는 오늘날 목회 현장과 혼탁한 교단 현실, 교회에 대한 사회의 질타는 블레셋으로 에워싸인 이스라엘과 같아 보인다고 했다. 쥐뿔도 없는 다윗이 우악스러운 골리앗의 목을 치는 것은 1만 번에 1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다윗은 골리앗을 고꾸라지게 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이 목사는 설명했다.

첫째는 '골리앗에 대한 거룩한 분노'다. '네까짓 게 뭔데 하나님을 우습게 여기느냐'는 마음으로 아파하고 분통을 터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거룩한 분노'가 목회자들에게 없다고 질타했다. 몇 명을 목회할 것인지, 어디가 돈을 많이 주는지, 누구 뒤에 줄을 서야 하는지 등은 면밀히 살피고, 옆 교회가 잘 되면 불같이 화를 내는 게 우리의 모습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자기 삶, 자기 교회만 생각하며 몸 사리지 말고, 교회가 능욕당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지 않는 것을 회개해야 한다고 했다.

둘째는 '다윗 손에 들려진 물맷돌'이었다. 물맷돌은 골리앗 타도용 무기가 아니라, 양을 지키다가 얻게 된 부산물이라고 이 목사는 말했다. 양 지키는 보잘 것 없는 일만 하다 죽을 사람처럼 우직하고 충성스럽게 자기가 맡은 몫을 할 때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무기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조국 통일, 민족 부흥 등 구호만 떠들지 말고, 사람이 보거나 말거나 신실하게 목회하라고 했다. 특히 30대 젊은 목회자들에게 "옥한흠 목사처럼 한 영혼만을 돌보다가 죽을 것처럼 몰두할 때, 하나님께서 어느 순간 우리에게 물맷돌을 들려 주셔서 한국교회를 살려 내는 인물들이 배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셋째로 '하나님 이름이 가진 능력에 대한 확신'이다. 이 목사는 솔직하게 자기 고백을 했다. "유명해지고 인정받고 싶은,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과 목마름이 있다. 마치 기생충이 숙주의 몸을 통제하는 것처럼, 욕망으로 허기질 때가 있다." 이 목사는 변질되려는 욕망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은 하나님께만 있다며 초심을 잃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찬수 목사는 말뿐인 교갱협 운동을 경계했다. 그는 "우리가 대책을 세우고 열심을 내고 갱신하자는 이야기는 많이 들리는데,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그분의 임재에 사로잡힌 이야기는 그보다 잘 들리지 않는 것 같다"며 그렇다면 정치하는 목사들과 다를 게 뭐냐고 꼬집었다. 또 "교갱협이 스스로를 개혁하지 못하면 결국 변질될 수밖에 없다"며 "남을 향해 변질됐다, 타락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지만, 그 이야기에 나 자신은 쏙 빠져 있는 건 아닌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 설교를 들은 후 800여 명의 목회자들은 돌과 흙까지 태워 달라며, 목회자 자신과 섬기는 교회·교단 및 한국교회·교갱협과 한목협·북한 복음화·세계선교 등을 위해 기도했다. ⓒ마르투스 구권효

   
▲ 목회자들은 노회와 총회가 지역 교회를 살리는 데 힘쓰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특히 이번 97회 총회에서 사심 없는 선한 지도자들이 선출되어 건강한 교단이 되게 해 달라고 했다. ⓒ마르투스 구권효

이명구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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