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갱협 제17차 영성 수련회가 8월 20일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시작했다. 갈멜산 엘리야의 제단에 내린 하나님의 불을 갈망하는 의미인 '돌과 흙까지 태워 주소서'라는 주제로 2박 3일간 진행되는 수련회에는 800여 명이 참석했다. ⓒ마르투스 이명구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교갱협·김경원 대표회장)가 '돌과 흙까지 태워 주소서'라는 주제로 8월 20일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제17차 영성 수련회를 시작했다. 돌과 흙까지 태워 달라는 기도는 갈멜산에서 엘리야의 제단에 내렸던 하나님의 불을 기대하는 의미다. 수련회는 교갱협 소속 목회자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박 3일 동안 진행된다.

▲ 교갱협 상임회장 이규왕 목사는 "무너진 제단을 다시 쌓아야 한다"고 했다. "목회자들의 제단은 성경적인 설교로 성도를 무장케 하는 것"이라고 이 목사는 얘기했다. ⓒ마르투스 이명구

개회 예배 설교자로 나선 교갱협 상임회장 이규왕 목사(수원제일교회)는, 열렬한 기도보다 무너진 제단을 먼저 쌓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엘리야의 제단과 바알 선지자들의 제단을 비교하며, "오늘날 한국교회는 바알 선지자들이 제단 앞에서 벌였던 것 같은 이벤트와 퍼포먼스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무너진 제단을 다시 쌓는 일은 목회자들이 성경으로 돌아가 성도들을 말씀으로 무장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부담 없는 설교, 성경을 안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설교" 등을 앞다투어 했다는 것이다.

또 이 목사는 엘리야의 제단에 내렸던 하나님의 불로 '마음'을 태워야 한다고 설교했다. 그는 "성령의 불로 태워야 할 것은 회칠한 무덤 같은 우리의 마음"이라며 "돌보다 더 단단하고 흙보다 더 태울 수 없는 완악한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엘리야의 제단에 내렸던 하나님의 불은 돌과 흙까지 살랐던 불이라며, 수련회 기간 동안 성령의 불로 심령을 바싹 태우자고 이 목사는 독려했다.

▲ 교갱협 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점점 나빠지는 한국교회와 교단의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예장합동이 장자 노릇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마르투스 이명구

환영사를 전한 대표회장 김경원 목사(서현교회)는 한국교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기창 총회장)의 현실을 개탄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와 교단을 볼 때, 그 어느 때보다 가슴이 아프다"며 "지금은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고 교인들이 목사를 걱정하는 시대"라고 했다. 교단 현실에 대해서도 "최근 총회 회관에 인분이 뿌려지고 관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장자 교단, 이름은 좋지만 장자 노릇을 못하니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 목사는 "교갱협 운동을 십수 년 해왔지만 전보다 교단 현실이 더 나빠진다. 가슴이 답답하고 한계를 느낀다"고 고백하며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에만 소망이 있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기대와 각오를 품고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한 참가자는 "겸손한 마음으로 나 자신을 갱신하고 목회자의 초심을 회복하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수련회에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얘기하면서 생각이 뚜렷해지는 것 같다"며 "새로운 목회 방향에 대한 논의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와 교단 상황에 대해 다른 목회자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 교갱협 임원들은 개회 예배 후 고 옥한흠 목사의 무덤 앞에서 추모 예배를 했다. (사진 제공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

한편, 예배 후 교갱협 임원들은 고 옥한흠 목사 소천 2주기를 앞두고 수련회장 근처에 있는 옥 목사의 무덤 앞에서 추모 예배를 했다. 1996년 교갱협을 창립하고 이끌어 온 옥 목사는 2010년 9월 2일 타계했다. 수련회 참가자들은 종종 옥 목사 얘기를 하며 목회자의 본으로 따랐던 그를 그리워했다.

이번 교갱협 수련회는 집회와 특강 위주로 짜였다. 첫째 날 저녁 집회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와 함께 '제2차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한 기도회'를 진행하고, 둘째 날 저녁 집회는 교갱협 부회장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가 설교자로 나선다. 주제 특강 시간에는 정병오 대표(좋은교사운동), 최윤식 박사(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임성빈 교수(장신대학교)가 차례로 강의를 한다. 이 외에도 참가자들의 쉼과 친목을 위해 버금뮤직커뮤니티 대표 테너 강내우 씨의 공연과 족구·농구 대회도 계획돼 있다.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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