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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놈과 함께하는 전쟁 같은 하루
<뉴스앤조이> 소식지, 편집국 이야기
  • 주재일 (baram@newsnjoy.or.kr)
  • 승인 2012.07.23 08:04

스마트폰과 SNS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정도까지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 저희 기자들의 노동 강도만큼은 확실하게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마트폰을 켜고 페이스북 <뉴스앤조이> 게시판에 올라온 기자들의 일정과 기사 목록부터 살핍니다. 잠들기 전 점검했지만 간밤에 안녕했는지 문안하는 심정으로 확인합니다.

출근길 버스와 지하철에서는 다른 언론들에 올라온 기독교 관련 뉴스를 검색합니다. 몇몇 언론은 광고까지 들춰보며 뉴스와 이슈를 탐색합니다. 주목할 만한 뉴스는 메신저로 기자들과 공유하고, 대처 방안을 상의합니다. 회사까지는 제법 남았지만 이미 업무는 시작됐습니다.

회사에서는 새로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자들의 취재 보고서나 기사가 책상에 올라와 있습니다. 요리하듯이 붉은색 칼집을 무수히 내놓습니다. 그리고 "다시 써"를 주문합니다. 발로 뛰어 얻은 성과물도 어떻게 해서든 오류와 허점을 찾으려고 이곳저곳을 찔러봅니다. 말을 못 하거나 머뭇거리면 두세 개의 말 화살이 더 날아갑니다. 취재기자들은 일단 밀리기 시작하면 제가 쏟아내는 불만과 감정 폭탄까지 받아야 할 처지에 빠집니다. 유쾌할 리 없는 싸움은 기자들과 편집장뿐 아니라, 편집국 보고를 들고 들어간 대표실에서도 갑을이 바뀐 채 그대로 재현됩니다.

   
▲ <뉴스앤조이> 편집국입니다. 몇몇 기자들은 이미 각자의 전쟁터로 떠났습니다. 남은 사람들도 기사 작성, 취재 보고서, 기사 검토 등으로 소리 없는 전쟁 중입니다. ⓒ뉴스앤조이 유영

우여곡절 끝에 저희 기사가 독자분의 컴퓨터와 핸드폰 안으로 안기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실은 더 큰 싸움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발로 뛰고 끙끙거리며 생산한 기사 조회 수가 안 나오면 기자들은 허탈해합니다.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살아가는 분을 어렵게 취재한 기사들이 그리 많은 클릭의 은공을 입지 못하면 한없이 자책합니다. 반대로 큰 목사님, 분쟁 중인 대형 교회, 사회에서도 유명세를 탄 기독교인 소식은 단신이라도 효자 노릇을 합니다. 누군가는 비판만 하지 말고 대안은 내놓으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 대안보다 비판을 원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 다른 전쟁은 소송입니다. 올해는 한 달에 한 건 꼴로 날아왔습니다. 총신대 뇌물 수수 혐의 기사에 관한 고소부터 최근 박찬수 목사와 에스더기도운동본부 이용희 대표의 고소까지 언론중재위원회와 경찰서, 법원을 수시로 드나듭니다. 기사를 쓴 근거 자료를 제출하고, 비방하려는 게 아니라 기독교는 물론 공공을 위한 진실 추구의 과정이었다고 마음의 지퍼를 열고 꺼내 놓기를 반복합니다. 매미들 틈바구니에 귀뚜라미라도 된 듯이 '내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갈망합니다.

아직 지치면 안 됩니다. 퇴근길에도 여전히 손에는 스마트한 전화기가 나에게 스마트하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페친들의 글을 훑어보고 트윗을 쓸어 내린 다음, 회사에서 챙겨온 책을 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조정래 작가의 <황홀한 글감옥>입니다. 집중하려 용쓰는데 호주머니가 울어댑니다. 스마트한 그놈은 기자들의 보고와 기사가 몇 개나 올라왔는지 친절하게도 표시해 줍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자기 글 언제 봐 줄 거냐고 덤비듯 물어 오는 기자들의 공격 메시지를 받습니다. 아직은 제 핸드폰이 LTE가 아니라 3G인 것이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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