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말부터 그 이듬해 초까지 경기도 퇴계원 빛과소금교회(최삼경 목사)는 서울 노량진 Y 교회 교인들과의 마찰로 주일예배를 방해 당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담임목사인 최삼경 목사(51)가 발행하는 이단전문지 <교회와신앙>에서 Y교회 담임 목사의 이단성을 비판했다는 것이 원인.  

<교회와신앙> 발행인 최삼경 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이단연구가. Y 교회측이 주일임에도 불구하고 교인을 대거 동원해 습격(?)을 감행하는 극단적 방법을 택할 정도로, 최 목사의 이단 비판은 탄탄한 신학적 소양과 논리적 설득력을 갖춰 쉽게 벗어나기 힘들다.

금력과 교권의 '성역' 속에 있을지라도 혹시 '옳지 못함'이 발견될 경우 날카로운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는 최 목사에게는 지나치게 투쟁적이고 시니컬하다는 비판과 경계의 눈초리가 따른다.

그러나 최 목사는 지금까지 수 없이 많은 이단과의 투쟁에서 결코 양보하거나 중도에서 좌절하지 않는 것을 오히려 '미덕'으로 삼고 있다. 교회의 신학적 순수성과 신앙의 변절을 방지하기 위한 최전선을 양보한다는 것은 그의 목회적 소신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의 소신은 25회에 걸친 이단과의 법정 소송에서 한번도 패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단과 벌인 25회의 법정 소송에서 '25승 무패'

최 목사는 이단 사설로부터 성도들을 보호하는 일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목회자의 주요한 임무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런 최 목사이기 때문에 최근 이단들의 반격에 대해 누구보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기존 기독교계가 수년 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일반 사회 여론의 기독교에 대한 불신마저 팽배해 있기 때문에 현재처럼 이단들이 극성을 부릴 수 있는 토양이 생겨났다고 봅니다."

결국 이단의 역습을 부른 것은 결국 기독교가 자초한 필연적인 불행이라는 지적이다. 즉 최 목사는 "10여년 전부터 대형 이단 사이비 사건들이 발생했고, 옷로비 교회세습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비윤리성 등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 전체가 사회로부터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독교가 사회의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단사이비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가장 심한 강도를 만난 이웃이 바로 이단사이비에 빠진 이들이라고 믿는다. 이단에 빠진 이웃은 그의 삶과 영혼마저 빼앗긴 것이기 때문에 가장 불행한 상태라는 것. 그러나 한국교회는 이단 대처 능력이 부족한 것은 물론 이단에 빠진 영혼들을 다시 살리는데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 통일교 희생자들을 위해 변호사와 정신과 의사들까지 구성된 팀들이 활동합니다. 이들이 한국에 와서 놀라는 것은 정작 통일교가 한국에서 발생했는데도 통일교에 대한 대책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교회는 교단 차원의 대책기구가 구성돼 있긴 하지만 단지 몇몇 이단연구가들에 의지하는 경향이 짙다. 최 목사는 이런 상황이 자칫 개인의 약점을 한국교회 전체가 뒤집어 쓸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론 자격미달 이단연구가들에 의한 또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단점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신학교에서부터 이단 사설에 대한 심도 깊은 변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실 어거스틴 뿐 아니라 초대 교회 교부들은 이단에 대해 철저하게 변증하곤 했습니다. 비록 잘못된 변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와 기독교 본질을 수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었기 때문이죠. 따라서 신학교 교수들부터 이단에 대한 변증적 자세를 갖고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이런 토양이 굳어질 경우 이단 연구가들이 굳이 있을 필요가 없죠."

최 목사는 목회를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한 영혼을 살리기 위해 이단에 대한 변증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어거스틴 같은 초대 교부들도 마찬가지였다는 것. 결국 최 목사가 목회와는 사뭇 다른 분야처럼 보이는 이단연구가라는 평판을 얻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목회의 길에 매진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수적 직함을 하나 더 얻게 된 셈이다.  

"대개 이단연구가라고 하면 목회를 소홀히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담임하는 빛과소금교회가 교인이 2000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일단 놀라움을 표시합니다. 그러나 이단연구 역시 목회적 소신 없이 할 수 없기 때문에 크게 놀랄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2000명이 넘는 교회를 담임한다면 대형교회 목회자로 불릴 여건을 갖춘 셈이다. 그러나 최 목사는 여전히 이단연구가로 통한다. 최 목사에게 이단연구가라는 별칭이 따라 다니는 것은 한국교회 내의 이단사이비에 대한 경각심과 관심이 그만큼 희귀하다는 반증이다.

"한국교회는 세계적 선교국가입니다. 선교에 쏟는 각별한 애정 중 일부라도 이단사이비 쪽에 기울인다면 지금보다 훨씬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기독교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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