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는 극동방송의 전현직 직원은 물론 초창기 사역에 관여한 외국인 선교사 등 620명이 대거 참석, 국제 행사를 방불케 했다.
이날 이목을 끈 주인공은 단연 전 씨. 전 씨는 예정된 순서보다 늦게 등단해 3분여 간 연설했다.
목이 쉰 가운데 마이크 앞에 선 전 씨는 "(1970년대) 극동방송이 경영이 어려울 때 김장환 총재(세계침례교연맹 총재 때의 직함을 댄 것으로 풀이됨.-편집자 주)가 나서 오늘의 극동방송으로 육성 발전 시켰다"고 격려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전 씨는 "지난 100년 동안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자들이 세계를 지배할 기세로 확산돼 갔다"며, "이 철의 장막, 죽의 장막에 극동방송이 하나님의 아름답고 명확한 목소리로 그들의 귀와 마음을 어루만지고 변화시켜 결국 그 수많은 인류에게 자유와 해방과 참된 삶을 찾아주게 된 것으로 본인은 굳게 믿고 있다"고 극동방송의 활동상을 치하했다.
그러면서 전 씨는 북한을 염두에 둔 듯 "아직도 이 지구상에 한 지역은 자유와 풍요가 없다"며, "이곳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빈다"라고 기대를 밝혔다. 전 씨는 무대에서 내려와 이어 축사를 맡은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의 어깨를 두드리며 친밀감을 표시한채 퇴장했다.
무대에 선 조 목사는 다음의 조크성 일화 소개로 말문을 열었다.
"김장환 목사님은 저만 보면 '돈 달라'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한 번은 품 안에 5000만원을 넣었다며 말하고는 '내기 골프를 해서 (나를) 이기면 주고, 지면 안 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날 김 목사님이 졌습니다. 그런데 김 목사님은 '그냥 줘!'라고 합니다. 그래서 '못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목욕도 안하고 가는 것입니다. 저는 그날 가정예배를 드리며 하나님께 음성을 들었습니다. '내 돈을 왜 네가 주느니 마느니 하느냐'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 순간 김 목사님에게 전화를 해 헌금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조 목사는 발언 중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 대다수가 극동방송을 늘 켜놓고 생활을 한다며 이 방송을 '하늘로 날아다니는 천사'라고 극찬했다. 조 목사는 특히 과거 아세아방송(현 제주극동방송의 전신)이 어려울 때 자신이 인수하려 했다가 김 목사에게 (경쟁에서) 졌고, 또 극동방송 인수를 추진하려다 역시 김 목사에게 밀렸다며 김 목사의 수완을 우회적으로 칭찬했다.
조 목사 다음 축사를 맡은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은 "극동방송이 원하는 곳마다 방송이 세워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묘한 여운을 남겼다.
영상 메시지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얼굴도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성장 발전에 안주하지 말고 창사 50주년을 계기로 하나님이 허락한 사명을 굳건히 완수하길 바란다"며 격려했다. 그 외 유재건 의원(열린우리당, 국회조찬기도회장), 이재오 원내대표(한나라당), 신경하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오정현 목사(사랑의 교회 담임),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담임) 등이 축하의 메시지를 영상을 통해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희상 의원(열린우리당 전 의장) 등 정계 인사와 박종순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최성규 목사(순복음인천교회 담임)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