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상과 관련하여 한기총 인사들이 구속자들을 특별면회하고 이어 안동지원장을 방문하여 구속자들의 조기 석방을 촉구하였다.

한기총 대표회장 이만신 목사, 단군상대책위원회 본부장 길자연 목사 등을 비롯한 6명의 목사들은 5월 3일 안동으로 내려와 구속수감 중인 목사들과, 장로를 특별면회하고 이들이 당하는 고통을 위로하면서 조기 석방될 수 있도록 한기총의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기로 약속했다.

이 날 안동교도소 측은 2명만 특별면회를 허락하고 나머지 5인은 일반면회실에서 집단으로 1시간 가량의 면회를 허용하였다.

면회를 마친 한기총 인사들은 곧바로 안동지원을 방문, 지원장(이상철 부장판사)과 약 40분간의 면담을 가지고 한기총 입장을 전달하였다.

지원장과의 면담에서 한기총 인사들은 한결같이 "역사 이래 성직자들이 신앙의 문제로 이렇게 집단으로 구속을 당한 경우는 없었다"고 항의하고 당초에 알려진 것과 달리 오해에서 비롯된 구속을 즉각 취소할 것을 거듭 촉구하였다.

길자연 목사는 "이만하면 사법부의 권위도 세워졌으니 이 시점에서 문제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석방해 주는 것이 원만하지 않겠느냐"며 사법부의 위상도 고려하는 발언을 하였다.

또한 문제가 된 공탁서 내용과 관련하여 안동지원장은 "공탁서는 일반에 공개되는 내용도 아닌데 너무 큰 의미를 두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전제하고 "그대로 재판에 임했으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지금에 와서 사죄하고 반성한다는 문구를 삽입해서 작성하는 것은 구속자들 입장뿐만 아니라 기독교계로 봐서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법원측에 주지시키기도 하였다.

면담 중 지원장은 매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으며 참석자들의 계속된 항의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다가 면담 말미에 "나도 크리스천으로서 괴로운 심정이다"라고 토로하자 한 참석자가 오히려 위로(?)의 말을 던지기도 하였다.

면담을 지켜 본 기자의 판단으로는 지원장과 담당판사간에 교감은 있어 보이는 듯 했지만, 현실과 사법부의 권위 사이에서 고민하는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또 5월 5일 어린이날과 8일 어버이날 사이가 구속자들의 조기 석방과 관련하여 중요하게 지켜볼 대목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한편 이날 지원장은 향후 재판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발언들을 하였다.

우선 이 재판의 초점이 외형적으로는 재물손괴라는 부분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피해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경우 법관은 피고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다수의 성직자들이기 때문에 실형을 선고하기 대단히 어렵다"고 하는 말을 첨언하였다.

그래서 법조계 주변에서는 1-2명의 선별 처리라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한 가지는 한기총의 한 인사가 "애초에 단군상을 기부받아 교육기관에 세워지는 것 자체가 교육법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지원장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그 부분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정상참작이 충분히 고려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구속자들의 조기 석방 여부는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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