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도 목사는 인간의 시간이 아닌 하나님이 정하신 시간(카이로스)에 제약을 받는 것이라며 답사를 하고 있다.(사진 김승범)

김선도 목사(70) 은퇴찬하예배가 열린 3월 25일 광림교회 주인은 바로 김선도 목사 내외였다. 김선도 목사와 부인 박관순씨(62)는 여러 인사들로부터 쏟아지는 각종 '찬하' 속에 화려한 은퇴예배를 마쳤다.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예배를 끝으로 김 목사 장남 김정석 목사(42)가 광림교회 담임목사직을 승계하며, 김 목사는 감리교 법에 따라 공식적으로 은퇴한다. 그러나 김 목사 내외는 앞으로도 광림교회 제반 문제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은퇴준비위원장 독고유진 장로는 교인들을 대표한 인사말에서 "비록 김선도 목사님이 은퇴하지만 교인들은 계속 목사님의 설교를 듣기 원한다"며 김정석 새 담임 목사에게 "이 같은 교우들의 뜻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사자인 김 목사 역시 은퇴 인사말에서 "목사는 인간의 시간이 아닌 하나님이 정하신 시간(카이로스)에 제약을 받는 것이다"며 "하나님 앞에 갈 때까지 광림교회와 한국교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일부 예배 설교를 계속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뜻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교인들로부터 기립박수가 쏟아지고 여러 인사들의 각종 '찬하' 속에 화려한 은퇴예배가 치뤄졌다.(사진 신철민)

▲광림교회 담임목사를 승계한 아들 김정석 목사 내외가 교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 김승범)

이날 은퇴식은 광림교회 기획담당 박동찬 목사의 사회, 감리교 감독회장 장광영 목사(금호제일교회)의 설교, 원로감독 오경린 목사의 축도 등이 있었으며, △김정석 목사 취임식 △지교회 독립 위임식 △은퇴찬하식 등 총 4부로 나눠 진행됐다. 대한적십자사 서영훈 총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증경총회장 박종순 목사(충신교회)는 축사에 해당하는 찬하 인사를 통해, 김 목사의 각종 공적을 치하하는 한편 김정석 목사가 아버지보다 더욱 훌륭한 목회자가 돼야 한다는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또 국제월드비전 딘 허쉬 회장, 웨슬리신학대학원 더글라스 루이스 총장, 애즈베리신학대학원 맥시 던함 총장 등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날 참석한 외부 인사들은 한나라당 부총재 최병렬 의원, 임동원 국정원장, 연세대 김병수 전 총장, 월드비전 오재식 회장, 기독교대한감리회 오경린 원로 감독 등을 비롯해 일부 연회 감독들이다.

▲김선도 목사의 찬하예배가 거행되는 동안 기독인들이 광림교회 건너편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신철민)

한편 광림교회 도로 건너편 현대고등학교 앞에는 광림교회의 세습감행을 슬퍼하는 기독인들이 예배시간 내내 침묵시위를 벌였다. 검정색 옷을 입고 흰색 마스크를 쓴 침묵 시위대는 '교회의 사유화에 통곡합니다' '세습은 중단돼야 한다' '세습, 복음전도의 걸림돌!' 등 세습을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피킷을 들고 도로변에 길게 늘어서서 시위를 벌였다.

오후 2시부터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한 참가자들은 3시부터 본격적으로 대오를 정열, 찬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예배가 끝나는 6시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날 참가자는 총 260명.

집회 전 경찰이 시위대 부근을 지켜섰으나, 교회측의 특별한 저지가 없었던 탓에 물리적인 충돌 등 어떠한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았다. 일부 청년들은 교회 바로 앞에 가서 1인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교회 앞에서 지하철역까지 이동하면서 시위하기도 했다.
▲260여명의 참가자들은 찬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예배가 끝나는 6시까지 자리를 지켰다.(사진 신철민)

이날도 많은 언론들이 와서 시위 장면을 취재한데 반해, 광림교회 진행요원들이 기자들의 예배당 출입을 봉쇄하는 바람에 일부 기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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