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자립교회의 심각성

한국교회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소외된 이들의 필요와는 거리가 먼 기성 교회의 모습들, 일반적인 사회적인 기준으로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신앙을 가진 지도급 인사들의 일탈 행위들, 대형교회의 교인 독점 현상, 시대적인 사명을 외면하는 사례들, 따지자면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이러한 교회 외적인 문제들은 일단 과제로 두고 교회 안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미자립교회의 현실의 심각성과 그 이 중차대한 문제의 대안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현재 감리교 신학대학교 4학년의 학생이다. 교육전도사의 경험이 있으며, 현재 신학교 내의 야학설립에 집중하고 있다.

2. 현실적인 어려움

미자립교회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꿈과 사명을 가지고 목회의 현장을 접하면서 느끼는 엄청난 아픔들은 실제로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은 거의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필자가 아는 한 사례만 들어보겠다. 이제 감신에서 대학원 석사학위를 받는 전도사가 있다. 곧 목사 안수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교회를 담임하고는 있으나 교인이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조차 없다. 주일날 아무도 없는 교회를 위해 주보를 만들고 설교를 하는 그의 심정의 참담함을 이루 표현할 길이 없을 것이다.

물론 지방회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면 기꺼이 참여하고는 한다. 예를 들면 여름성경학교 같은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론 교인이 없기 때문에 절망감을 주체하지 못하면서 교인 없는 목회를 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부지기수이다. 교인이 없어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없기 때문에 부업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대리운전, 과외 같은 부업을 하는 미자립교회의 목회자들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면, 과연 기성교회의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더욱더 큰 문제는 목회로 승부를 걸지 못하고 호구지책으로 부업을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보는 시선이다. 이 시선은 사모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에도 해당된다. 물론 사모가 교사나 간호사 같은 안정적이고 사회가 인정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또 다른 차원에서 논할 수 있지만, 사모가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변변찮은 부업을 하고 있다면, 이를 바라보는 교회 내외의 시선이 곱지 못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3. 과연 재정적인 지원만이 능사인가

그럼 당연히 미자립교회 문제에 있어서 제기되는 것이 재정적인 자립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목회자의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단순히 재정적으로 기존의 대형교회가 인심 쓰듯이 재정을 도와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힘주어 강조하고 싶다. 어쩌면 그것은 미자립교회의 목회자들의 목회에 대한 비전을 희석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지원을 받으려만 신경을 쓰다보면 막상 실제적인 목회의 필요에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4. 그럼 대안은 무엇인가

그럼 대안은 무엇인가? 필자의 생각으론 대안은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대안은 미자립교회의 재정적인 자립과 미자립교회의 목회자의 최선을 다하는 의지가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현대사회는 다양하다. 종교다원주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해도 일단 한국사회는 종교부터 다양하며 절차적인 민주화가 확장됨에 따라서 한국사회는 다양한 욕구들이 분출하고 있다.

이것은 역으로 미자립교회의 목회를 감당하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한마디로 그냥 목회를 맨땅에 헤딩하듯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다양한 욕구들에 부응할 수 있는 실제적인 목회에 매진한다면 기회는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자립교회, 대부분 개척교회 중에서도 성공사례를 널리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5. 모범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미자립교회가 자립할 수 있는 성공사례가 나타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이를 통해서 자극과 도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사례가 나타나면 모범이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성공사례를 통해서 힘들게 어렵게 미자립교회를 꾸려가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커다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6. '교회상생은행'의 설립을 제안한다

그래서 필자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미자립교회가 자립할 수 있는 모범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교회상생은행을 만드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미자립교회의 모범 사례의 비젼을 제시할 수 있는 모델들을 미자립교회의 목회자들이 제시하면 관록있는 교단의 목회자들이 이를 검토하고 교회상생은행을 만들어서 지원하는 것이다. 이 교회상생은행이 초교파적으로 이루어 질수 있다면, 에큐메니칼적으로 좋은 경우가 없겠지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각 교단별로 꾸려나가면 될 것이다. 물론 각 교단 간의 지속적인 협력을 가능하다면 더욱더 바람직할 것이다.

7. 결론

한국교회의 미자립교회의 현실을 계속해서 이대로 방치하게 되면 필자의 생각으로 한국교회는 희망을 상실해갈 것이며, 결국엔 교회 해체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기성의 자립교회에 버금가는 미자립교회를 외면하고서 과연 더불어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지체된 하나됨의 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한 것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한국교회의 미자립교회의 살림을 위해서 미자립교회의 자립을 위해서 교회상생은행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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