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와 과거사극복'을 위한 죄책고백 심포지엄을 하고있다. 왼쪽부터 양미강 목사·김흥수 교수·정해동 목사·강인철 교수. ⓒ뉴스앤조이 유헌
"남한교회가 한국전쟁을 지지하고 휴전반대운동에 나선 이유는 통일의 대한 염원이 아닌 반공사상 때문이었고, 반공사상은 공산주의자들을 사탄으로 형상화시켰다. 전쟁 후 기독교인들은 안정과 질서, 경제발전을 더 중요하다는 이유로 군부의 반공정책을 지지했으며 결국 이승만 정권에 유착됐다"

김흥수 교수(목원대학교)는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목정평·상임의장 권오성 목사) 주최로 1월 17일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와 과거사 극복을 위한 죄책고백 심포지엄'에서 한국교회의 정권 유착과 반공 이념을 독특한 시각으로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남한교회가 북한 사회 내부에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정을 부추긴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남한교회는 한국전쟁의 유동적인 전황을 무시하고 조급한 선교활동을 펼쳐 평양 탈환을 축하하는 집회를 열고, 유엔군을 해방군으로 여겼다"며, "중국군의 참전으로 월남할 때 남겨진 교인들이 북한사회의 적대세력으로 인식되어 제거 대상이 되었고, 북한교회가 소멸하는데 일조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도 선교 일방적 사고에 빠진 한국교회가 사회 분열을 부추기며 스스로 독선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교회가 한반도에 평화공존을 해친 장본인이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가 공산주의자들을 '회개할 줄 아는 죄인'이 아니라 '설복될 수 없는 마귀'로 평가, 한국전쟁을 성전이자 십자군전쟁으로 생각하여 북진통일만 주장했다는 것이다. 전쟁 중 한국교회의 구호활동도 일부 평가가 가능한 것들도 있지만, 평화운동의 관점에서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가 전쟁 후 정권과 유착한 배경도 실은 서로의 이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한국교회는 이 전 대통령이 실시한 군종제도 도입을 통해 합법적으로 선교활동을 하며 군내 교세를 확장했고, 정권은 정권대로 민간 종교단체가 국가를 대신해 반공이념을 교육한다는 점에 흡족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후에 이 전 대통령이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전도의 길을 열어준 신앙인'이라는 이유로 지지했고, 선거에서도 이승만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큰 역할을 함으로써 현대사에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열린 토론에서 강인철 교수(한신대학교)는 "지금도 한국전쟁을 '성전, 십자군전쟁'으로 간주하는 교회 지도자는 없다고 볼 수 있는가"라고 지적하고, "여전히 많은 한국교회가 이런 문제들을 정리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며, 과거사 극복 움직임이 한국 개신교 통전성 회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양미강 목사(한백교회)는 한국교회가 전개하는 평화통일 운동은 반공주의와 군사문화를 배제하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승만 정권과 기독교 여성 지도자와의 정치협력도 문제가 있었으며, 이는 일제 말기 기독교 여성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친일 논리를 강변한 점과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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