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교수(목원대학교)는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목정평·상임의장 권오성 목사) 주최로 1월 17일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와 과거사 극복을 위한 죄책고백 심포지엄'에서 한국교회의 정권 유착과 반공 이념을 독특한 시각으로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남한교회가 북한 사회 내부에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정을 부추긴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남한교회는 한국전쟁의 유동적인 전황을 무시하고 조급한 선교활동을 펼쳐 평양 탈환을 축하하는 집회를 열고, 유엔군을 해방군으로 여겼다"며, "중국군의 참전으로 월남할 때 남겨진 교인들이 북한사회의 적대세력으로 인식되어 제거 대상이 되었고, 북한교회가 소멸하는데 일조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도 선교 일방적 사고에 빠진 한국교회가 사회 분열을 부추기며 스스로 독선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교회가 한반도에 평화공존을 해친 장본인이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가 공산주의자들을 '회개할 줄 아는 죄인'이 아니라 '설복될 수 없는 마귀'로 평가, 한국전쟁을 성전이자 십자군전쟁으로 생각하여 북진통일만 주장했다는 것이다. 전쟁 중 한국교회의 구호활동도 일부 평가가 가능한 것들도 있지만, 평화운동의 관점에서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가 전쟁 후 정권과 유착한 배경도 실은 서로의 이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한국교회는 이 전 대통령이 실시한 군종제도 도입을 통해 합법적으로 선교활동을 하며 군내 교세를 확장했고, 정권은 정권대로 민간 종교단체가 국가를 대신해 반공이념을 교육한다는 점에 흡족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후에 이 전 대통령이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전도의 길을 열어준 신앙인'이라는 이유로 지지했고, 선거에서도 이승만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큰 역할을 함으로써 현대사에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열린 토론에서 강인철 교수(한신대학교)는 "지금도 한국전쟁을 '성전, 십자군전쟁'으로 간주하는 교회 지도자는 없다고 볼 수 있는가"라고 지적하고, "여전히 많은 한국교회가 이런 문제들을 정리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며, 과거사 극복 움직임이 한국 개신교 통전성 회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양미강 목사(한백교회)는 한국교회가 전개하는 평화통일 운동은 반공주의와 군사문화를 배제하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승만 정권과 기독교 여성 지도자와의 정치협력도 문제가 있었으며, 이는 일제 말기 기독교 여성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친일 논리를 강변한 점과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