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앤조이 김용민 편집장. ⓒ뉴스앤조이 신철민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 편집장으로서 <뉴스앤조이>에 합류하게 된 김용민입니다.

세모가 되면 한 해 동안 여론을 휘감았던 뉴스를 차분하게 정리하고, 다가올 새해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상례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황우석 교수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결국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 교수가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에 낸 2005년 논문이 조작됐다고 결론내림으로써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그러나 이 사안은 어디로 어떻게 불똥이 튈지 가늠키 어려운 것으로서, 연초까지 그 파장을 이어갈 것 같고, 결말의 파급력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황 교수는 난치병 환자들로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영웅 기대 심리'의 충족한 대안으로 부각됐던 터였습니다. 그러나 너무 지나쳤죠. 이런 기대가 일거에 무너지는 상황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명예와 권위의 바벨탑이 얼마나 무상한지를 새삼 느끼게 만듭니다.

<뉴스앤조이>가 그동안 '생각하며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각광을 받았던 이유도, 가공된 영성과 작위적 권위로 치장된 한국교회의 주류 지도자들의 허상을 벗겨낸 데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더 주목할 만한 것은 <뉴스앤조이>의 이런 저널리즘이 철학적 기반 아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저급한 선정주의가 아닌 치열한 시대정신과 건강한 영성에 기초해 있었기에 <뉴스앤조이>가 소위 돈 좀 있고 힘 좀 있다는 일부 세력으로부터 지독한 증오를 받으면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6년의 세월을 만들어왔다고 판단합니다. 이는 이 신문의 영광이기 이전에, 한국교회의 앞날에 펼쳐진 희망의 징조라 판단하기에 더욱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통 모르시겠지만, 제가 <뉴스앤조이>의 새 편집장 직을 맡게 된 것은 대체로 이 신문에 대해 탐탁치 않아 한 분들에게는 더욱 반갑지 않게 다가갈 소식일 것 같습니다. 미국과 하나님을 동격으로 생각하는, 하나님의 전 앞에서 장사하는, 또 교회를 정치판으로 인식하고 있는 교회 지도자들과 분명히 선을 그어온 나름의 노선을 강조하다가 몇 차례 한국교회 주류 지도자들과 피차 불편한 기억을 남겨온 선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에게도 남겨진 그 상처난 추억을 상기하면서 펜대를 개인 감정에 의해 전용하는 유치한 행태는 삼가겠습니다. 그렇다고 기계적 중립 노선에 함몰돼 외부의 압력 또는 자기 검열로 언론인으로서의 핵심적 가치인 '관점'을 포기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편집장으로서 독자 여러분께 약속을 드리고자 합니다. <뉴스앤조이>의 대중성을 보다 강화하겠습니다.

비판 언론의 정체성과 대중 언론의 속성, 어찌 보면 지향점이 상반되는 것이 아니냐고 보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언론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기독교 언론이 추구하는 대중성은 말 그대로 비목회자 집단들의 호응을 매개로 합니다. 결국 전략은 생활 현장에서 활동하는 그리스도인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신문은 관점의 차별화로써 각광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내용상의 차별화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비목회자(소위 평신도) 층이라는 독자군 천착에는 미진했습니다. 앞으로 <뉴스앤조이>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개발을 통해 크리스천 대표 사이트로 도약할 것입니다.

이를 위한 세부적인 '공약'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정보량을 대폭 확충하겠습니다.
돋보이는 뉴스를 선보이겠습니다. 이를 위해 편집국을 효율적인 취재 시스템으로 재편하겠습니다. 기획, 탐사보도를 확충하고 단신으로 처리해도 무방한 연합기관, 교단, 교회 관련 기사는 특별한 함의를 담지 않는 한 가급적 크게 다루지는 않겠습니다(배제하지는 않겠습니다). 또 이슈의 중심에 선 인물과의 인터뷰 뉴스량도 크게 늘리겠습니다. 뉴스의 현장에서는 속보 시스템을 가동하겠습니다. 기독교인들의 건강한 사회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반 뉴스를 테마별로 가공해 매일 진상하겠습니다. 크리스천 대중 문화 관련 소식을 크게 늘리고, '참살이'를 위한 실용성 있는 정보 콘텐츠도 확대하겠습니다. 판갈이 횟수도 주말을 제외한 일일 3회를 원칙으로 하겠습니다.

둘째, 질 높은 뉴스를 공급하겠습니다.
'비판뿐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뉴스'는 모든 언론이 지향하는 가치입니다. 그동안 <뉴스앤조이>가 설정한 의제는 한국교회의 건강성 회복이라는 진정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판에만 그치는 의제라면 환부만 들춰내는 것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지적도 받아왔습니다. 대안까지 염두한 기사를 만들어내겠습니다. 교열, 편집 과정을 보다 엄격하게 하고, 편집자문단 체제를 실용적으로 정비해 운용하며, 명예훼손 및 저작권 침해의 우려가 없도록 법률적 침해 요소를 사전에 제어할 수 있는 자문 시스템의 구축도 선도할 방침입니다. 이로써 게이트 키핑 시스템의 획기적인 수준 제고를 기하겠습니다. 옴부즈맨 코너도 마련해 자기반성의 토대도 마련하겠습니다.

셋째,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겠습니다.
고품격 컬럼을 생산할 필진을 확보하겠습니다. 기독인, 비기독인을 가리지 않고 현재 한국교회에 대한 심도 깊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컬럼니스트들을 전진 배치해 건강한 의제 설정에 한 몫을 하겠습니다. 토론 문화도 바꿔가겠습니다. 지금 <뉴스앤조이> 토론 게시판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생동감 넘치고 관심을 끌 수 있을지 연구하겠습니다. 독자들이 함께 영적인 공유와 상호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공간의 구성도 모색하겠습니다. 아울러 신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섹션과 커뮤니티를 만들어 한국교회의 내일을 책임질 역군들을 위한 배려의 장도 마련하겠습니다.

넷째, 뉴미디어 진출을 준비하겠습니다.
<뉴스앤조이>는 '뉴스의 외연'을 확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포털사이트 뉴스 공급을 서두르겠습니다. 아울러 방송 서비스도 확충할 것입니다. 특별히 제가 그동안 몸담아왔던 분야가 이 쪽이라 구상하는 바가 많습니다. 방송 서비스는 크게 영상과 음성 두 가지 분야로 나뉘는데, 먼저 영상 분야에 있어서는 품격 높은 기독교 교양 다큐멘터리, 세미 드라마 제작 등 부가가치 높은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또 음성 방송의 경우 CCM 등 기독교 대중성가 등으로 구성된 커뮤니티 라이브 음악 방송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그러면서 주요 이슈 현장의 속보를 전달하는 생방송 중계도 여러분들께 선사하겠습니다.

물론 나열된 여러 약속, 당장 어느 시점에 풀어내기보다는 순차적으로 역량이 닿는껏 호흡에 맞춰 나갈 것들이 다수입니다. 또한 독자 여러분의 호응과 성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때론 발전을 위한 필요성이 큰 것들이 있을 경우 독자 여러분에게 당당하게 물질적 도움도 구하겠습니다.

황우석 교수의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끄집어 낸 MBC <PD수첩> 팀은 인격적 매도에 버금가는 비방에 직면했습니다. 그들의 취재 윤리상 문제점은 분명히 비판적으로 짚어야 할 대목이지만, 실체적 진실을 얻기 위해 경주한 그들의 원칙은 결코 훼손될 수 없는 가치라고 봅니다. '교회의 아픈 구석 드러내서 뭐가 좋냐?', '은혜가 안 된다'라는 실로 몰가치적인 오해와 편견 속에서도 <뉴스앤조이>가 잘 견뎌왔습니다. <PD수첩>과 많이 닮았습니다. <PD수첩>이 한국 과학계의 자정 노력을 선도해왔다면, <뉴스앤조이>는 한국교회의 자정 노력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겠습니다.

이제 한국교회의 현실을 놓고 '이대로 좋다'라고 이야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뉴스앤조이>의 끊임없는 문제 제기는 일단 한국교회 개혁의 당위를 공론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합니다. 이제 그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해법 역시 <뉴스앤조이>가 제시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뉴스 생산 과정에 있어 전문성, 차별성 그리고 영성을 담는데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지속적인 성원과 격려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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