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성교회가 어려운 가운데 유희정 목사를 새 담임목사로 영입하였다. 허나 이제부터 유희정 목사와 광성인들이 풀어야 할 숙제가 간단치만은 않다.

우선, 유희정 목사는 59살의 나이에 원로목사 지위를 2년 남겨두고 광성교회로 목회지를 이동하여 사고교회에서 새로운 목회를 시작하는 모험을 감행하게 되었다. 그는 강성의 소유자도 아니며 우렁찬 목소리를 지니고 있지도 아니하다. 목소리도 나긋나긋해서 귀를 쫑긋 세우지 아니하면 그의 샛님 같은 목소리조차 듣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더군다나 한 교회에서 약 18년 동안 움직이지 않고 별 무리 없이 탄탄한 목회를 해왔는데, 이번에 사고교회를 위하여 새로운 결심을 한 것이다.

목회 말년에 사고교회로 옮겨가서, 좀 쉬어야 할 이순의 나이에 다시 새로운 목회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그의 짐은 다른 교회와는 달리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광성교회는 일인 목회자 의존도가 높은 교회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들을 결정하고 지휘하고 감독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할 것이다. 그의 리더십은 광성의 앞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그의 순탄한 목회를 위해서는 타인들과의 관계 정립 목회가 필요하다.

첫 번째, 이성곤 씨측과의 관계 정립을 잘 해야 할 것이다.
통합측에서는 이탈측이지만 현실적으로 타교단 교회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위치이다. 서로가 예배당 점유로 인해 물리력으로 충돌하지 않도록 대화로 최대한의 타협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특히 영신학원과 관련해서 교회와 학교 간의 적절한 역할 분담을 잘해서 학교가 교회 분쟁으로 인해 희생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장로들과의 관계 설정을 잘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목회자로 인해서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며, 일년동안 교회를 이끌어오면서 많은 시행착오 속에 지쳐 있는 상태이다. 특히 당회원들의 층도 다양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원로목사의 지지 여하도에 따라 서로 입장 차이가 다른 만큼 이들을 섭렵해서 하나로 뭉쳐야 하는 부담감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세 번째, 부목사들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이들은 원로목사에 대한 두터운 신뢰와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이며, 광성의 어려움 속에서 현장에서 몸으로 맞섰던 사람들이다. 나름대로 야전 경험도 있고, 그들을 따르는 교구 식구들도 많이 있기에 그들의 행위 여하에 따라 전체 분위기가 좌지우지 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네 번째, 집사 권사들과의 적절한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은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본 것은 집사 권사들이다. 따라서 당회의 리더십 부재로 인해 당회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태이다. 특히 교회의 중추적인 일이나 역할, 희생은 집사 권사들이 해왔기 때문에 당회 위주의 목회는 불신을 초래할 것이다. 이들의 입장과 역할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섯 번째, 원로목사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한국교회가 대부분 그렇듯이, 담임목사가 원로목사와의 관계가 깨질 경우 그로 인한 후폭풍은 교회가 당하게 되어 있다. 광성교회는 대다수가 원로목사를 지지하는 성도들로 되어 있기 때문에 교회를 위해서라도 그분과의 관계 정립을 잘 해야 한다. 한국사회가 교계 원로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이 짙다 하더라도 유희정 목사는 원로목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매너, 존중은 잃어버리지 않고 좋은 선례를 남겨야 할 것이다. 윗사람들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회복이 중요할 때이다.

여섯 번째, 경찰서와의 관계 설정이다.
현재로서는 수십 건의 고소 고발 건이 걸려 있어서 송파경찰서는 강력계 한 팀을 따로 편성해서 조사할 정도로 대민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어 대체로 양비론의 입장에 서 있다. 가능하면 많은 고소 고발 건을 서로 취하해서, 교회가 송파경찰서로부터 인정받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일곱 번째, 언론과의 관계이다.
언론은 6.27 폭력 사태 이후 교단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양비론에 가깝다. 일단 언론과의 좋은 관계를 위하여 개혁적이고 신뢰성 있는 목회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광성교인들에게만 인정받을 것이 아니라 광성교회 밖의 사람들에게도 인정받는 목회를 해야 할 것이다.

여덟 번째, 사태 수습 이후 성도들과의 영적인 관계이다.
광성교인들은 예배당 사용 문제가 적절하게 해결되면 카랑카랑한 원로목사의 간단명료하면서도 영적인 힘을 제공해주는 소위 말하는 ‘은혜의 설교’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그런 정도의 설교를 요구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문제일 것이다. 따라서 유희정 목사는 1차적으로는 예배당 공유와 6.27 후유증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수십 년 동안 ‘원로 영성’(설교)에 익숙한 교인들의 영성을 ‘유희정 영성(설교)’에 익숙하게끔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유희정 목사가 롱런을 하기 위해서는 교인들, 원로목사, 당회원들, 부목사들, 언론, 경찰서 등과의 적절한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위기 중에서의 관계 설정은 어려움이 없겠지만, 위기 이후의 관계까지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이성곤 씨가 대표자 명의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교단이 필요하듯이, 이성곤 반대측은 대표자 명의와 구심점 확보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담임목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현재는 목적보다 수단이 앞서는 상황이기에 수단을 만족시켜주면 “아멘, 할렐루야”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서 당회원이나 성도들이 수단보다 목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그 목적을 목적으로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 수단으로 만족시켜 주려 할 때, 또다른 변수는 언제든지 유희정 목사를 압박할 것이다.

이제 우여곡절 속에 새로운 담임목사가 결정이 되었다. 유 목사는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교회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늦은 나이에 색시같이 나긋나긋한 부드러운 성품을 갖고 투쟁하기 위해서 왔다. 그는 목소리를 크게 낼 줄도 모르고 성품상 싸울 줄도 모르는 목회만 한 사람이다.

광성인들의 할 일은 위기의 상황 이후까지 그를 따르고 그와 함께 해야 한다. 그가 원로목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이고, 영성이 다르다 할지라도, 본인들이 선택한 이상 그를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로목사와 그의 주변인들, 당회원들, 부목사들은 그를 전폭 지지해야 한다. 더 이상 담임목사의 일을 가지고 원로목사에게 가져가서는 안 되며 원로목사와 상의해서도 안 되고 그분이 교회 일에 관심을 갖도록 해서도 안 될 것이다. 그도 지난 1년 동안 너무 지쳐 있기 때문에 휴식을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유희정의 시대가 도래했다. 지금은 의기투합해서 교회를 회복하고 유희정 체제가 안정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 유희정 목사와 당회원, 원로목사, 성도들이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광성교회는 위기의 상황이기 때문에, 유목사와 광성인들은, 이성곤 씨측과도 타협할 것은 타협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고, 대화할 것은 대화로 해서 광성의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더는 그들을 적으로, 원수로 매도해서도 안 되며, 그리스도의 정신과 삶에 따라, 용서할 것은 용서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여, 비록 이탈을 하고 아픈 기억이 있지만 동반자로서 살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강공책과 물리적 전략은 금물이다. 그것은 모두 다 죽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질질 시간끌기식 전술이나 전략은 금물이다. 빠른 시간내에 서로 윈-윈할 수있는 타개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대화와 타협이 중요한 변수를 차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 목사는 영성에 입각한 탁월한 모략과 지혜, 전략을 발휘해서 광성교회가 더 이상 법적인 문제나 예배당 확보에 실패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국축구의 월드컵 4강은 강력한 리더자인 히딩크의 영향이 압도적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리더자가 차지하는 역할이 중대한 것이다.

따라서 유 목사의 탁월한 리더십과 각 사람들에 대한 관계 정립, 성도들의 전략적 지원과 일심동체, 그러면서도 지나친 일인 목회자 위주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가지는 신앙, 그것이 유희정 목사와 광성인들이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일는지도 모른다. 특히 이성곤 씨측과의 대화와 타협, 관계 설정이 유 목사의 지도력을 시험하는 첫 번째 숙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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