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년 전 시작한 사랑의빵 후원운동을 꾸준히 이어온 천안서부교회는 9월 25일 60회 봉헌예배를 드렸다. (사진제공 천안서부교회)
요즘 사회복지사역을 하는 교회들이 늘고 있지만, 한 가지 활동을 꾸준히 지속하는 모습은 그리 흔치 않다. 지난해 재해로 어려움을 당한 곳에 거액을 후원하고도 일회성으로 그쳐 지금은 그곳이 어떤 상태인지 관심 갖는 일조차 시들해지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또 오늘 눈에 띄는 '도울 대상'을 찾아 새로운 이벤트를 여는 게 익숙한 모습이기도 하다. 14년을 하루같이 '사랑의빵 후원운동'에 참여해온 충남 천안에 있는 천안서부교회(목사 윤마태)의 '뚝심'은 이웃사랑을 실천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기본정신이 무엇인가 일깨워준다.

천안서부교회는 지난 92년도부터 월드비전 사랑의빵 후원운동에 참여해 지난 9월 25일 제60회 사랑의빵 봉헌예배를 드렸다. 교회에선 3·6·9·12월 마지막째 주마다 저녁예배를 사랑의빵 봉헌예배로 드렸고, 교인들은 3개월 동안 각 가정과 일터에서 채운 사랑의빵 저금통을 교회로 가져왔다. 모금액이 가장 많았던 때는 4백만 원이 넘었지만, 가장 적을 때는 6만여 원이었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모은 액수가 총 34,672,445원.

처음 사랑의빵 저금통 모으기를 시작하면서 교인들은 "이 땅에 굶어 죽는 사람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그때가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물론 개인이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기에 동참하지 않는 교인도 있었다. 3개월 동안 열심히 동전을 모으면 꽉 채운 저금통을 들고 올 수 있지만, 저금통을 꽉 채우지 못해도 봉헌예배 때면 바꿔가는 풍토가 자리잡았다. 후원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다. 또 어린이들에게도 나눔을 실천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용돈 1천 원을 받으면 1백 원을 저금통에 넣도록 교육해왔다. 초기부터 사랑의빵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지금 청년부원이 되어 매년 여름 저소득층 가정에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운동에 봉사활동을 다녀온다고 한다.

▲ 윤마태 담임목사는 평소 교인들에게 '꾸준한 실천'을 강조해왔다. ⓒ뉴스앤조이 최소란
교인들이 사랑의 빵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히 합시다"란 윤마태 담임목사의 목회 방침의 영향이 컸다. 윤 목사는 평소 교인들에게 "성경의 정신은 나눔이 삶이 되는 것이다"며 여기저기 돕는 것보다 하나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교회에서 사회복지사업을 기획할 때에도 일회성 프로그램은 지양하고 매년 이어갈 수 있는 사업을 하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큰 포부로 시작해 나중에 부담을 갖고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참여하되 현실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 범위에서 하자"고 독려했다. 물론 다른 사역으로 버거워질 때면 그만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고 한다. 그럴 때면 교인과 하나님 앞에 한 "이 땅에 굶어서 죽는 사람이 사라질 때까지"란 약속을 떠올리며 의무감을 갖고서라도 지속하고자 노력했기에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눔의 실천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천안서부교회는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91년도부터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예장통합 원로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는 평생 시골의 작은 교회에서 목회하다 자녀도 노후자금도 없이 은퇴한 여전도사들이 생활하고 있다. 이곳에서 지내려면 일정한 생활비를 내야 하는 사정을 알고서 은퇴 여전도사 한 명과 연을 맺어 지금까지 꾸준히 돕고 있는 것이다. 매달 후원금을 보낼 뿐 아니라 생일·설날·추석·성탄절에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돈만 보내지 않고 직접 찾아가 실질적인 필요를 돕는 것도 이 교회 사역의 특징이다. 일전에 소년소녀가장과 영세모자가정 후원을 관장하는 복지관의 요청에 따라 돈만 보냈다가 부작용이 생긴 경험 탓이다. 그 후부터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직접 방문해 김치도 담궈주고 수학여행 경비를 대주는 등 만남 속에서 방법을 찾았다. 또 최근에는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농촌교회를 찾아가 겨울철 추위에 대비해 방열장치 등을 설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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