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들의 발걸음이 바빠지는 12월입니다. 아마도 다가오는 연말을 결산하고 정리하는 달이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출석하는 교회는 요즘 거의 3개월 이상 준비해 온 한 행사준비로 더욱 더 바쁘기만 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웃사랑 초청의 날’ 행사 때문입니다.

이 행사의 주 목적은 말 그대로 평소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웃들을 교회로 초청해 같이 예배드리고 전도를 하자는 것입니다. 그 날 행사에 초청하는 목표 인원을 3천명으로 정해 놓고 다시 이 인원을 각 구역별로 나누어서 초청 대상 명단을 미리 작성해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매주 구역별로 인원을 점검하며 거의 보험회사 영업소장처럼 초청 목표 인원을 채우기 위해 교인들을 독려합니다. 이러다 보니 교인들은 정말 평소에 가까이 지내는 이웃을 초청하기 보다는 그저 목표 인원을 맞추기 위해 오다 가다 가벼운 인사만 하고 지내는 사람들까지 모조리 초청 대상으로 삼아 명단을 작성하기에 이릅니다.

초청의 날 행사 주일에는 아침 7시 30분부터 1부 예배를 시작으로 모두 6차례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물론 이 행사를 위해 1개월간 교인들이 돌아가며 교회에 나와 쉬지 않고 릴레이 기도도 계속 됩니다.

이런 행사 준비를 위해 매주 정신없이 바쁘게만 돌아가는 교회를 보면서 저는 왠지 모르게 그 날 행사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실망감을 느끼게 됩니다. 현재 교인 수의 거의 6배나 되는 인원을 초청해서 한 번 예배에 참석하게 만드는 것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전도’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 것일까요? 또 그 많은 인원을 초청하고 난 뒤 그들에 대한 사후 관리는 과연 어떻게 할까요?

물론 그 행사에 일단 한 번이라도 초청해서 교회에 발을 딛게 한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런 무작정 저인망식 고기잡이 방법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회성 초청 행사는 과거 수년전에 많은 교회에서 실시했었던 일명 ‘총동원 주일’ 행사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이름만 바꾼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런 행사들은 상업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전형적인 ‘대량 마케팅’(Mass Marketing) 방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초청 대상의 한사람 한사람의 성격과 배경은 전혀 무시하고 모든 이들은 그저 오로지 그날 행사에 자리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지요.

과거에는 이런 방법이 대량 마케팅 방법이 효과적으로 통하는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방법은 큰 효과가 없을 듯합니다. 왜냐하면 이웃의 권유에 의해 억지로 몸은 따라 왔지만 진정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교회가 그를 위해 어떤 위로를 해주어야 할지 교역자들은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들에게 이런 행사는 단지 의미없는 설교 한번 듣고 끝나는 것이지요.

이제는 이른바 일대일 마케팅(one to one marketing) 시대지요. 이제 우리는 초청하는 이웃의 성격과 환경, 그리고 종교적 배경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 그 한 사람을 위한 진정한 잔치를 베풀어야 합니다. 그가 이웃의 초청을 받고 교회에 갔을 때 교회 교역자들은 이미 그의 주변 환경과 직장, 그리고 심지어는 그의 심리적인 상태까지 파악하고 그에게 진정한 주님의 위로를 베풀어 주어야 합니다. 교회의 진정한 이웃 사랑 초청 행사는 상처받는 영혼들을 위로해 주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수 천명의 대량 인원 동원이 아닌,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그에게 하나님 말씀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아주 섬세하게 계획되고 준비된 행사가 필요합니다.

이런 초청 행사가 행여나 예배당을 커다랗게 지어 놓고 빈자리에 교인 수를 채우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그저 교인 수가 많아야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잔치가 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지금 정말 ‘이웃 사랑 초청’을 받을 사람은 주님의 진정한 위로가 필요한 길 잃은 양 한 마리가 아닐까요?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