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는 아이가 시를 쓴 서정은 학생

아래의 동시를 쓴 정은이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으로 솔샘 어린이 교회에 나오고 있는 아이입니다. 어느 날 저희 교회에서 만든 인터넷 신문 <솔바람 소리>에 아이들의 글을 좀 올려볼까하고 동시든 뭐든 어떤 거라도 좋으니 그냥 떠오르는 대로 한 번 써보라고 이면지를 나눠준 적 있는데 정은이가 <도토리>라는 시를 쓰더군요.

그래서 "잘 썼다"고 칭찬 해주었어요. 그래서 녀석이 신이 났는지, 그 다음 주일에는 교회에 오자마자 글짓기를 하자며 마구 졸라댔습니다. 별 수 없이 함께 예배를 드린 후에 글짓기를 또 시켰지요. 그랬더니, 이 시와 함께 무려 3편의 시를 그 자리에서 쓰더군요. 난 평생에 이런 아이는 처음 보았습니다.

본래 학교에서 글짓기 같은데 자주 나가고 그랬었느냐고 물었더니 전혀 아니랍니다. 평소에도 무얼 잘한다하여 남달리 튀는 아이가 아니었으니 그 아이 말이 맞을 거예요. 그렇다고 동시를 많이 접한 것도 아니라더군요. 제가 알기로도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닌 건 맞습니다. 내가 책 읽는 것을 권하면 싫다고 하고 실재로 읽는 것도 보지 못했거든요. 아마 정은이 엄마도 정은이가 이렇게 시를 곧잘 쓰는 줄 아직 모르실 겁니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곤 별로 없다는 게 정말 맞는가봐요. 아이의 소질을 발견해주고 칭찬해주는 역할 밖에는...

조만간 정은이의 시를 노래로 만들어 주실 분을 찾아서 노래로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부르면 어떨까 궁리 중입니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정은이를 비롯한 아이들이 엄청 좋아하겠지요? 아이들 스스로 작사한 노래를 부른다? 생각만해도 신나네요.

그만뒀다

신발 물어 던진 강아지 녀석
혼내려다가 그만뒀다
살래살래 흔드는
고 꼬리 때문에

우유병 엎어트린 고양이 녀석
꿀밤 때리려다가 그만뒀다
쫑긋 쫑긋 세우는
고 귀 때문에



도토리

바람에 한들 한들
바람에 데구르르
바람에 실려 굴러가는 도토리
뚱뚱한 도토리 날씬한 도토리
나무에 열린 도토리
바람에 떨어져
슈퍼맨! 하고 떨어진다
떨어진 도토리 다람쥐에
딱걸렸어
도토리 슈퍼맨은 큰 후회를 한다



곤충들의 합창

가을이 되면 가을이 되면
곤충들이 모여서 합창한대요
치치~치여치도 오고
귀뚤귀뚤 귀뚜라미도 온대요

다른곤충도 오고요
곤충들의 멋진 합창을
귀기울여 들어보세요



가을 단풍

가을이 온다 가을이 온다
여러색깔 옷입고 사람들을 기다리자

빨간색 옷입고 기다리자
노란색 옷입고 기다리자

사람들은 단풍이 좋은가봐
알록달록 옷입은
단풍이 좋은가봐


*위 시들은 현재 저희 교회 홈페이지 <문예마당>과 인터넷 신문 <솔바람 소리>에 모두 실려있습니다.
솔샘교회 홈페이지 http://solsam.wo.to
인터넷 신문 솔바람 소리  http://www.churchshinmun.net/@sol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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