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장의차. 교회버스를 이용해 만든 이 버스에는 '감리교회복운동' 등의 문구가 써 있다. 교회사랑선교회 회원들은 이종대 목사의 이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버스를 타고 광화문 감리회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사진제공 교회사랑선교회
상도감리교회(감리회·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혼란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이 교회 교회사랑선교회(회장 박환창 장로) 회원 50여 명은 지난 7월31일 서울남연회 김충식 감독이 담임하는 연합서울교회(서울 강남구 대치동) 앞에서 감독직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연합서울교회 교인들과 교회사랑선교회 회원들 사이에서 약간의 몸싸움이 일어났다. 상도감리교회는 서울남연회 소속이다.

이 날 집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교회 버스를 이용해 만든 대형 장의차. 교회사랑선교회 회원들은 교회 버스 외관을 검은 천으로 둘러싸고, 그 위에 흰색 물감으로 '감리교회 회복운동' '십일조 안낸다고 교인을 제명하는 목사가 목회자인가' '교인은 봉이고 목사는 제왕인가' 등의 문구를 새겨넣었다. 이들은 만약 이종대 목사의 이임이 결정되지 않으면 이 버스를 타고 광화문에 있는 감리회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감독직 사퇴 권고문'이라는 유인물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교회사랑선교회 회원들은 △김충식 목사가 감독 부임 이후 분규중인 상도감리교회를 한 번도 찾지 않아 교회 혼란이 더욱 가중됐으며 △감독 자신이 먼저 이종대 목사의 개척 자금과 전별금 명목으로 10억 원을 요구해 이를 교인들이 승낙했으나, 아무런 해명도 없이 김 감독이 약속을 어긴 점 등을 들어 감독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이 감독에게 간 이유

▲ 교회사랑선교회 회원들은 지난 2월 열린 구역인사위원회에서 이종대 목사의 이임이 결정됐음에도 아직까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은 김충식 감독의 책임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진제공 교회사랑선교회
이들이 주일 오후 연합서울교회를 찾은 까닭은 교회 혼란의 책임을 연회 최고 책임자인 감독에게 묻기 위해서다. 2003년 분규가 시작된 이래 상도교회 교인들은 지방회나 연회 등을 찾아가지 않았다.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하자는 의견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교인들이 왜 지금에 와서 감독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일까.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년 넘게 갈등을 겪어오던 상도교회는 2005년 1월 극심한 폭력사태를  겪었다. 급기야 이종대 목사를 반대하는 교회사랑선교회와 이 목사를 지지하는 기드온선교회는 자위권 차원에서 사설경호원을 동원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어지자, 2월 당시 동작지방회 감리사였던 권찬규 목사가 직권으로 구역인사위원회를 열어 이종대 목사의 이임을 결의했다. 그리고 4월4일 이임결의서를 서울남연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김충식 감독은 구역인사위원회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종대 목사의 이의신청이 있었고, 이임을 결정한 구역인사위원회 자체가 불법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종대 목사와 지지자들 역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교회사랑선교회 회원들과 김충식 감독은 총회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이들은 △지난 2월에 있었던 구역회의 합법성 여부와 △2004년 12월에 있었던 당회의 합법성 여부 등 모두 10개항에 걸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해석위원회는 7월21일 '이종대 목사가 의장이 됐던 당회는 무효이지만, 이임을 결의한 구역회는 합법'이라는 해석을 내렸다. 사실상 교회사랑선교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관련기사 '상도감리교회, 당회 파행' '상도감리교회 갈수록 태산' 참조)

결정은 이렇게 났지만, 김충식 감독은 여전히 이임결의서에 서명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기다리다 지친 교인들이 주일 오후 감독이 담임하는 교회를 찾아간 것이다. 회원들은 이번 사태가 감리회의 부패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이번 일이 끝나더라도 감리회 개혁을 위해 일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충식 감독은 이임결의서에 서명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일단 장정유권해석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면서도 "이종대 목사의 이의신청이 있었고, 양쪽의 의견이 너무 달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며 "조만간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종대 목사는 지난 5월 교회사랑선교회 회장인 박환창 장로와 송조영 장로 등이 예배를 방해해 헌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박 장로에게 1억 원, 송 장로에게 5천만 원, 나머지 40여 명의 교인들에게 1천만 원에서 5백만 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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