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일반언론으로부터 혹독한 매질을 당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언론은 기독교에 별로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러한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만민중앙교회가 문화방송을 난입했을 때 기독교는 비난의 화살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억울해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는 이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마냥 '억울하다'고 생떼를 쓸 상황은 아니라는 말이다.

<한겨레>를 비롯해 대부분 일간지들은 충현교회 김성관 목사 테러사건을 예의주시하면서 지켜봤다. 광림교회 김선도 목사가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승계한다는 선언을 할 때도 언론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함부로 손대기 어려운 곳이 종교계 아닌가. 그러다가 6월말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가 담임목사 세습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 것을 계기로 해서 일제히 이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다소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 언론은 세습문제에 대한 교계의 부정적 분위기를 대변했다. 급기야는 문화방송 PD수첩이 이 문제를 다루기로 하고 관계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가, 당초 방영 예정일이었던 8월 8일에서 한달 가량 연기가 되는 사연 깊은 우여곡절도 겪었다.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7월 27일자에 한국교회와 관련해 두 가지 기사를 실었다. 하나는 '담임목사 세습'이고 또 하나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국민일보'에 대한 것이었다. 세습문제는 그동안 교계 안팎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을 차분하게 정리하는 정도였다면,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국민일보와 넥스트미디어 등에 대한 기사는 교계언론에서도 <기독신문>이나 <새벽이슬> 외에는 거의 다루지 않던 사안을 일반언론이 다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여기에 단군상 목을 자른 혐의로 구속수사 중인 최아무개 목사를 비롯한 관련자들이 7월 16일 영천에 있는 교회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했던 간증 내용 전문이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연속적으로 게재되고 있으며, 8월 5일에는 KBS가 단군상 훼손사건과 관련한 토론회를, SBS가 천안에 있는 장애인쉼터와 양로원에서 원장 목사에 의해 저질러진 성추행 등 인권유린 사건을 각각 보도하는 등, 마치 언론이 총동원해 기독교에 집중포화를 쏘고 있는 듯한 형편이다.

그런데 한 가지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바로 <월간조선>이 8월호에서 조용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사역을 특집으로 다룬 것이다. '세계 최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는 좀처럼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조용기 목사 인터뷰를 비롯해 홍보성 기사가 여러 꼭지에 걸쳐 크게 실린 것이다.

그러나 때가 때인 탓인지, <월간조선>의 기사가 반갑기보다는 "왜 하필 지금일까?"하는 의구심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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