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왼쪽)는 예장합동 목회자들과 두터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박 목사가 서북노회 소속 김만규 목사(은퇴·왼쪽에서 두 번째)와 박충규 노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을 만나는 모습.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교단 가입을 희망하는 평강제일교회(원로 박윤식 목사)를 방문·조사한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장 서기행 목사) 서북노회 노회장 박충규 목사(우리교회)가 평강제일교회와 원로목사를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축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장 김태범 목사)로부터 이단으로 판정된 평강제일교회의 박윤식 원로목사와 관련된 박 노회장의 행보는 신중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자초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노회장은 평강제일교회가 공동의회를 개최한 올해 2월13일  교단 가입을 위한 사전조사 명목으로 이 교회를 방문했다. 평강제일교회는 이날 공동의회에서 본교회를 포함해 지교회, 소속 목사까지 모두 예장합동 서북노회에 가입하는 안을 다루었다.

공동의회 사회를 맡은 박윤식 원로목사는 예장합동에 가입하는 것을 "우물 안에서 놀던 고기가 큰 바다로 가면 얼마나 좋겠냐"고 비유한 뒤, 가입하는 것이 "앞으로 복음의 진보와 활동을 위해서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을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교인에게 설명했다.

또 박 원로목사는 그의 위치와 관련,  이미 서북노회와 상당한 수준의 의견조율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그는 "서북노회 임원들과 노회장이 (나를) 원로목사로 추대해서 예우를 해주고, 설교할 수도 있고, 총회 신학대 등에 (운영 혹은 참여) 할 수 있다고 말씀하기 때문에 그런 소망 갖고 들어 간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박 원로목사는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섭섭하고, 욕심 같으면 안 들어가고 싶지만, 하나님의 영광과 뜻을 위해 내가 희생되더라도 우리 평강(제일)교회가 가입해야 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가입배경 설명에 이어 박 원로목사는 "예장합동 서북노회에 가입할 것을 여러분들이 믿어지면 아멘하고 믿지 않으면 아멘 안 해도 괜찮다. 믿어집니까"라고 물었다. 교인들이 "아멘"으로 화답하자, 그는 거수를 물었다. 참석한 교인 대다수가 손을 올려 예장합동 가입 건을 마무리 지었다.

박 원로목사는 서북노회 가입 건이 세례교인 전원의 거수와 박수로 의결된 것을 선포한 뒤, 예배와 공동의회를 지켜보던 박충규 노회장을 강단으로 불렀다. 박 원로목사는 "조사하기 위해 서북노회 노회장께서 부목사한테 목숨보다 중요한 것(설교를 의미함-편집자 주)을 맡기고 오늘 여기 오셔서 뒤에서 제 설교와 공동의회를 끝까지 지켜보고 있다"며 박 노회장을 추켜세웠다. 

박 원로목사는 "서북노회 노회장이 보통 분이 아니다. 지금 합동 주류의 실세다. 앞으로 그분의 정치가 펼쳐진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그분이 말도 모자란 분도 아니고, 믿음이 있고, 우리 집회 때 강사로 오신 분이다"라며 평강제일교회와 인연을 소개했다.

▲ 예장합동 서북노회 노회장 박충규 목사가 평강제일교회를 사전 조사하기 위해 2월13일 방문했다. 그는 조사보다 평강제일교회와 박윤식 원로목사를 칭찬하기 바빴다.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이어 그는 박 노회장뿐 아니라 예장합동 고위층 목회자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박 원로목사는 "임원들도 저와 같이 자면서 기도도 하고 대화도 많이 나눴다. 나를 오해하던 목사들이 살얼음 녹듯이 다 풀고 이런 분인 줄 몰랐다며 앞으로 우리 교단에 들어와서 같이 일하고 교단 말씀운동을 일으켜서 살려주면 얼마나 좋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박 노회장은 박 원로목사의 찬사에 대해 자신의 권한 밖의 일까지 약속하는 것으로 보답했다. 박 노회장은 "평강제일교회가 서북노회에 가입하게 된 것"이라고 말해 가입이 이미 확정된 것으로 못 박고, 이 일을 "너무나 감동적이고 역사적 사건이라고 본다"고 운을 떼 교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박 노회장은 "앞으로 저는 항간에서 사실을 모른 채 오해하고 비방하는 이런 문제에 대해 가장 전방에 나서서 싸울 것이며, 하나님의 영광이 더 크게 빛나는 원로목사님과 평강제일교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가 예장통합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 받은 점을 감안하면, 노회장으로서 책임질 수 없는 약속까지 한 셈이다.

공동의회를 마무리 짓는 축도도 박 노회장 몫으로 돌아갔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성부 하나님의 사랑하심과 성령님의…은혜가 오늘 특별히 예장합동 서북노회에 가입하게 된 평강제일교회 위에, 오늘날까지 비바람 휘몰아치는 길에서도 주의 도우심과 능력으로 함께 하시며 이 교회를 일구어 오신 원로목사님의 여생, 건강 위에 이제부터 영원토록 함께 있을 지어다"라고 축복 기도했다.

평강제일교회 영입을 위해 사전 조사하러 파견 받은 사람의 신분을 뛰어 넘는 박 노회장의 발언에 대해 총회 일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총회의 주요 요직에 있는 목회자들은 "잘 모르는 문제다"며 함구하고 있다.

▲ 박충규 노회장이 평강제일교회의 고민을 앞장 서서 풀겠다고 말해 교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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