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 집사는 불꺼진 교회로비로 끌려가 집단으로 폭행을 당해 실신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균
"하나님 너무 아파요. 이 고통이 언제 끝날까요?"

지난 4월3일 밤 12시, 광성교회에서 발생한 집단폭력의 희생자 이옥 집사(여·42)는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찬송을 부르고 있는데 한쪽에서 소란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다른 쪽에서 주해생 장로가 갑자기 나타나 배를 발로 두 번 걷어차더군요. 그 후 머리채를 잡힌 채 교회 로비로 끌려가 계속 얻어맞았습니다."

불이 꺼진 교회 로비에 있던 수십 명의 사람들은 손전등으로 이 집사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리고 아무런 저항도 못하는 이 집사에게 주먹과 발 세례를 퍼부었다. 이 집사는 그곳에서 끝내 정신을 잃었다.

당시 목격자에 따르면, 폭행 가담자들은 쓰러진 이 집사를 마치 개처럼 발로 툭툭 건드리면서 교회 밖으로 밀어냈다.

▲ 이옥 집사 발가락과 무릎 종아리 부분이 심하게 멍이 들었다. ⓒ뉴스앤조이 이승균
이 집사가 "숨을 크게 쉬세요"라는 응급구조원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곳은 아산중앙병원. 산소호흡기를 한 채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도착할 무렵에서야 이 집사는 어렴풋하게 의식을 회복했다.

"눈을 뜨자 낯익은 권사님들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모두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어디냐고 묻자 병원이라더군요. 그때서야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집사는 현재 심한 뇌진탕 증세로 제대로 걷기조차 힘든 상태다. 머리와 가슴 복부와 다리 등 전신에 심한 멍이 들어 당시의 폭행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증명해주고 있다.

▲ 압박붕대를 허리에 감고 앉아 있는 강재형 목사. 강 목사는 갈비뼈 5대가 부러져 잠도 앉아서 자야할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뉴스앤조이 이승균
감리회에서 약 10년 전 은퇴한 후 1년 전부터 광성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던 강재형 목사(65)는 오른쪽 갈비뼈 3대, 왼쪽 갈비뼈 2대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강 목사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여태까지 그리스도인으로 살면서 이날처럼 믿음에 대해 회의를 느낀 적은 없었다"라고 말한다.

"이성곤 목사측에서 주도적으로 일하는 박영우가 아들 친구입니다. 소란을 막기 위해 박영우를 만나려고 교회 안으로 열 걸음 정도 걸어 들어갔는데 갑자기 뒤에서 목을 낚아채더니 발길이 날라왔습니다."

"옆구리를 발로 맞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는데도 나를 세워놓더니 건장한 청년이 이단 옆차기로 날라서 가슴을 찼습니다."

강 목사는 광성교회를 위한 20일 금식 기도를 3월27일 끝낸 직후 몸무게가 75kg에서 55kg으로 줄어든 상태. 그날도 죽으로 요기하고 철야예배에 참석했다가 집단폭행의 희생자가 되었다. 압박 붕대로 허리를 칭칭 동여맨 강 목사는 누워 있으면 가슴이 눌리는 증세 때문에 잠도 앉아서 자야 한다.

"성도들이 이럴 수는 없습니다. 나는 광성교회가 하나 되게 해 달라고 금식하며 눈물로 기도했어요. 그리고 자식 같은 사람을 만나러 들어갔는데 이런 꼴을 당했습니다. 너무 괴롭습니다."

▲ 철야예배를 인도하던 중 마스크와 모자를 쓴 사람들에게 밀려 넘어져 발목 뼈 두 개가 부러진 최경례 권사. ⓒ뉴스앤조이 이승균
당시 철야예배를 인도하던 최경례 권사(63)는 이성곤 목사측의 주요 표적이 되었다. 최 권사는 50cm 정도의 단에 올라 예배를 인도하던 중 갑자기 두 명의 남자들이 달려들어 몸을 마구 흔들어 대는 바람에 단에서 넘어져 오른쪽 발목뼈 두개가 부러졌다.

"예배 인도 중 제가 높은 곳에 올라가 있었기 때문에 강 목사님이 맞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그쪽에 시선이 쏠려 있는데 옆에서 모자와 마스크를 눌러쓴 사람 15명 정도가 쏜살같이 달려오더니 저를 잡고 사정없이 흔들어댔습니다."

단에서 떨어진 최 권사는 발목 쪽에서 우두둑 하는 소리를 들었다.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최 권사는 부기가 빠진 후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발목은 힘을 받는 곳인데다 최 권사의 나이를 감안하면 걸을 정도로 회복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쓰러진 상태에서 주위를 둘러봤는데 우리측 사람이 저쪽 사람의 복면을 벗겼더니 교회 버스기사 부인이더군요. 제가 기도를 해 준 적이 있어서 평소 저를 고맙게 여기던 사람이었는데 폭력을 행사한 무리에 섞여서 복면까지 쓰고 있다니 기가 막힙니다."

이성곤 목사측이 해체한 시온성가대 총무를 맡았던 심기정 집사(38)는 모자와 마스크를 쓴 30여 명에게 둘러싸여 10여 분간 집중 구타를 당했다. 특히 심 집사의 부인 김윤아 집사는 낮 주일예배때 이성곤측 신태준 집사에게 머리를 우산대로 얻어맞았다.

▲ 마스크와 모자를 쓴 30여명에 둘러싸인채 집단으로 폭행을 당한 심기정 집사. ⓒ뉴스앤조이
신태준 집사가 우산대를 거꾸로 잡고 우산손잡이 부분이 부러질 정도로 머리를 세게 때렸다는 것. 심 집사 부부는 부인과 남편이 낮과 밤에 번갈아 가며 폭행을 당해 망연자실한 상태.

심 집사가 얻어맞은 장소는 교회 주차장. 교회당 내부와 주차장은 소위 이성곤 목사측 영역이다.

"30여 명이 저를 빙 둘러싸더니 욕을 하며 주먹과 발길질을 해댔습니다. 저쪽 사람들이 꾸며낸 얘기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 중 몇 사람에게서는 술 냄새가 풍기더군요. 처음엔 서 있는 상태에서 주먹과 배를 맞았습니다. 제가 고꾸라지니까 몸 위로 발길질이 날라왔습니다."

심 집사도 심한 뇌진탕 증세를 앓고 있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운신하기 힘든 상태. 한동안 병원신세를 져야할 것으로 보여 직장일도 걱정스럽기만 하다.

집단폭행의 피해자 중 손현규 장로는 목 인대가 늘어나 3주 정도 치료를 요하는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경우. 손 장로는 "낮 예배 광고시간에 이성곤 목사가 계획하는 부흥회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가 멱살을 잡혔다"라고 말하고 "아마 낮의 일로 나를 목표로 삼았던 것 같다"라고 말한다.

▲ 목 인대가 늘어나 보호대를 착용하고 병상에 누워있는 손현규 장로. ⓒ 황규학
"교회 밖 인도에 있는데 마스크와 모자를 쓴 남자 다섯 명이 저를 잡으려고 뛰어 오길래 황급히 피하다가 넘어졌습니다. 넘어진 상태에서 등과 어깨 쪽을 마구 맞았습니다. 그때 우리쪽 사람들이 구하러 달려와서 다행히 끌려가지는 않았습니다."

손 장로는 교회 안으로 끌려들어갔다면 다른 피해자들처럼 갇힌 상태에서 집단폭행을 당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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