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희 목사 추락사 관련, 평화교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 앞에서 15일째(12월 22일 현재) 1인시위를 하고 있는 김경자(여·가명) 씨의 건강 상태가 몹시 악화된 가운데, 김 씨는 의사 만류를 뿌리치고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 평화교회와 한기총의 사과를 촉구하며 15일째 1인시위를 하고 있는 김경자 씨(가명). 최근 의사로부터 건강 상태가 심각하다는 경고를 받은 김 씨는 사과가 없을 경우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뉴스앤조이 양정지건
김경자 씨는 12월 21일 오후, 몸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를 진료한 의사는 간수치가 정상보다 매우 높다며 입원을 강권했으나 김경자 씨는 시위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의사와 12월 27일 다시 입원을 하겠다고 약속하고 퇴원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12월 21일 밤 병원문을 나선 김경자 씨는 12월 22일 다시 시위현장으로 나갔다.

의사의 강력한 권유를 거절한 김 씨가 시위를 하다 문제가 생길 경우, 이번 사건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시위 장소를 청와대 앞으로 옮기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기총 말고 평화교회 앞에서 시위하라"

그러나 평화교회와 한기총은 김경자 씨의 시위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김 씨는 "12월 12일 평화교회 성도가 만나자는 말을 해 한참을 기다렸지만 저녁이 되기까지 감감무소식이었다"며 "그 후로는 교회에서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한기총 역시 자신에게 별다른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서울 강동구 ㅈ교회를 담임하는 교계 유력인사가 "한기총 앞에서 시위하지 말고 평화교회 앞에서 하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한기총 앞에서 시위를 한 8일 동안 가장 따뜻하게 말을 건낸 사람은 ㅇ목사. 김경자 씨는 ㅇ목사가 자신에게 명함을 주며 "너무 부끄러운 일이 일어났다. 나도 잘 마무리되도록 기도 많이 하고 돕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경자 씨는 기자에게 "장례식만 치르면 사과도 하고 보상금도 주겠다고 약속했던 사람들이 모두 교회 장로, 집사들 아니냐"며 "서로 잘못을 미루며 나몰라라 하는 사람들을 보며 신앙에 깊은 회의가 생긴다"고 한탄했다.

김 씨의 건강 악화에는 최근 며칠 동안 이어진 강추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끝없는 갈등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