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의 독단적인 교회 운영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상도감리교회(감리회·이종대 목사)가 12월 19일 오후 7시 전교인이 참석하는 당회를 열었으나 파행으로 끝났다. 이날 파행의 원인은 당회원의 자격 여부. 상도감리교회 당회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은 세례·입교인으로 명시되어 있다.

▲ 상도감리교회 주보. 저녁예배후 당회가 열린다고 적혀있다. ⓒ뉴스앤조이
당회를 열기 위해서는 당회에 참석할 교인들의 명단이 중요하다. 만약 당회원이 아닌 사람이 교회 임원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투표를 한다면 선거 자체가 무효처리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당회 일주일전에 입교인 명부를 교인들에게 열람 시킨 뒤 명단을 확정하는 것이 관례다. 그래서 박환창 장로와 송조영 장로는 당회 수 주일전부터 이 목사에게 입교인을 확인하기 위해 명단을 요청했으나 이 목사는 이를 거절했다.

입교인 명단 놓고 설전

오히려 이 목사는 당회가 시작되고 나서야 명단을 공개했다. 그때서야 부랴부랴 명단을 확인한 교인들은, 명부에 있어야 될 사람은 없고 없어야 될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교회사랑선교회 회원들은 "지난 해 당회에 참석한 교인과 올 해 부활절과 추수감사절에 세례를 받은 사람이 당회원의 자격이 있다"며 "그러나 이 조건에 맞지 않는 사람이 당회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 교회사랑선교회 회원들과 이종대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서로 뒤엉켜 몸싸움을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감리회 교리와장정에 의하면, 당회에 참석할 입교인 명단은 담임목사가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세례입교인 명단은 선교부가 갖고 있어야 한다. 또 명단의 등재 여부 역시 담임목사가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회 참석 인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따라서 이날 당회 파행의 원인은 이종대 목사가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교회사랑선교회에 소속된 200여 명의 회원 중 20여 명은 자격이 되지만, 입교인 명단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대신 무자격자 20여 명이 입교인 명단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회사랑선교회 회원들은 당회 의장인 이종대 목사에게 회원점명을 통해 당회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자를 확정한 뒤 당회를 진행하자고 요청했으나, 이 목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때부터 교회사랑선교회 회원들과 목사 지지파 교인들 간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심한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교인들끼리 상처가 될 수 있는 말들이 오고갔다. 그러나 이 목사는 사태를 수수방관, 교회사랑선교회 회원들의 원망을 샀다.

이종대 목사,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나가나"

▲ 교인들끼리 실랑이가 계속되자 이종대 목사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밤 12시가 지나도 사태 해결의 조짐이 보이지 않자 교인들은 협상에 들어갔다. 교회사랑선교회의 박환창 장로와 송조영 장로, 이종대 목사를 지지하는 김희봉 권사 등은 협상 끝에 목사와 장로의 동반퇴진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송조영 장로는 내년 은퇴임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정상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조기은퇴하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그러나 이종대 목사는 동반퇴진 제의 역시 거절했다. 이 목사는 장로들이 가서 협상결과를 이야기하자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나가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벽 1시경 이 목사는 주먹으로 강대상을 세 번 친 뒤 "더 이상 당회를 진행할 수 없어 정회를 선포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곧 예배당을 빠져 나갔다.

이 목사와 지지 교인이 나간 뒤 교회사랑선교회 회원 250여 명은 예배당안에 남아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대책회의에서 △이종대 목사 불신임안 △제명된 장로들의 복권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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