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측 장로회가 목사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이유는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을 맞아 장로회 수련회를 열면서 수련회 자료집에 과다한 광고 게재와 거액의 광고비를 요구했다는 것. 이런 목회자들의 불만의 이면에는 "왜 목회자들만 장로들의 봉 노릇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전국장로회는 이번 수련회 자료집을 만들면서 총 140개의 광고를 실었다. 전국장로회의 한 증경회장의 말을 빌면 "광고 한 개당 광고비는 100만원으로 책정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광고비만 해도 1억 4,000만원에 달한다. 반만 잡아도 7,000만원. 그런데 일부 유력 인사들로부터는 500만원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교단 지도자 중 한 사람은 직접 실명을 거론하면서 "장로회 수련회 광고비로 500만원을 지불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교단 총회를 한달 여 앞두고 열리는 장로회 수련회는 수년 전부터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장로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장로회만의 일이 아니다. 연초에 열리는 남전도회 기도회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올해 1월 열린 기도회 자료집은 표지를 포함해 44페이지였고, 그 중 광고가 절반을 훨씬 웃도는 28페이지를 차지해 자료집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자료집이 아니라 광고집이다.

장로회나 남전도회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행사를 진행하기 위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광고협찬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한 목회자(피해자)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예산이 부족하면 참가비를 늘리면 될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행사 자료집 광고비의 경우 영수증을 주고받는 일이 별로 없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투명한 예산집행이 뒤따라야 하지만 이 역시 핵심 관계자들만 알 수 있을 뿐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해마다 관행처럼 반복되는 이런 일로 인해 총회 임원 출마 예상자들은 "교회 앞에 부끄럽고 당회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말로 심경을 토로했다. 총회 투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 단체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나 당회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고민이 그들에게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접한 장로회 증경회장들은 반드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같은 관행을 뿌리뽑고 총회 개혁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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