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사랑선교회 소속 교인들이 은사집회 강사로 초청된 박정원 원장(한복 입은 사람)에게 교회 밖으로 나가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담임목사의 독단적인 교회 운영으로 200여 명의 중직들이 교회를 떠나는 아픔을 겪었던 상도감리교회(이종대 목사·서울 동작구 상도동 373-3). 이 교회는 지난 11월 28일 주일 저녁 교인들끼리 몸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 교회에서 때 아닌 몸싸움이 벌어진 이유는 이 날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은사집회 때문이다. 상도감리교회의 개혁을 위해 지난 6월 창립된 교회사랑선교회(회장 박환창 장로)는 이종대 담임목사가 장로들과 아무런 협의 없이 은사집회를 독단적으로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교인이 모르는 부흥회?

200여 명의 교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교회사랑선교회는 교인 대부분이 모르는 은사집회를 인정할 수 없다며, 교회 입구에서부터 이종대 목사와 강사로 초청된 박정연 원장(성소기도원)의 출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이종대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과 교회사랑선교회 교인들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 상도감리교회 주보. 대부분의 교인들은 부흥회 개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뉴스앤조이
실제로 이 날 은사집회는 대부분 교인들에게 사전에 공지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본당을 비롯한 교회 어떤 곳에서도 은사집회를 알리는 펼침막이나 홍보물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은사집회가 열리는 당일인 11월 28일자 주보에 은사집회를 개최한다는 사실만 적혀있었다. 대부분의 교인들이 주보를 보고 나서야 은사집회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이번 은사집회는 여선교연합회가 주최하는 집회라며 담임목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회사랑선교회는 대부분의 교인들이 모르는 은사집회가 어디 있느냐며, 하필이면 교회가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은사집회를 개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 박정연 원장이 이종대 목사 쪽 교인들에 둘러쌓여 교회로 진입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교회사랑선교회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교회사랑선교회가 은사집회를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는 이유는, 집회를 여는 목적이 불순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교회사랑선교회는 이 목사가 교회에서의 입지가 좁아지자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계획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이런 식의 부흥회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종대 목사, 뒷짐만…

교인들끼리 몸싸움을 벌였지만, 정작 갈등을 해결해야 할 이종대 목사는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목사는 은사집회를 진행하기 위해 박 원장과 교회로 가려고 했지만, 교인들의 반대가 심하자 박 원장만 남겨둔 채 홀로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 교인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박 원장은 그대로 기도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은사집회는 취소됐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이 목사가 들어간 이후에도 교인들의 실랑이는 한 시간 정도 계속됐다. 교인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박 원장은 집회를 취소하고 기도원으로 돌아갔다. 박 원장은 "교회 분규가 이렇게 심한 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목사는 박 원장이 돌아가자 저녁예배를 인도했다.

그러나 이 목사는 주일저녁 예배 때 은사집회와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였으나 아무런 해명 없이 예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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